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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여군 연두순방, 왕의 행차 흉내 말고 짬짜미문화도 버려야
김낙희 기자  |  kimnakhe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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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2  12: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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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 김낙희 기자
닭이 이른 새벽 큰 소리로 하루의 시작을 알리듯 닭의 해 정유년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새해에는 혼란은 가고 안정이 찾아오기를 많은 이들은 바란다. 이렇듯 부여군에서도 새해를 맞아 이용우 군수와 경찰·소방이 함께한 연두순방이 진행됐다.

관내 16개 읍·면을 지난 11일 규암면에서 시작해 20일 부여읍을 끝으로 막을 내린 이번 순방만큼은 지겨움과 실망으로 가득 차 보였다. 적어도 기자 눈에는 그랬다. 매년 초 진행하는 순방은 지난해와 진행형식, 내용 등이 같음은 물론 핵심인 군민과의 대화도 맹탕이었기 때문이다. 내년에도 마찬가지이지 않겠나.

그도 그럴 것이 농사일을 멈추고 흙 묻은 장화나 작업화를 신고 땀내를 풍기며 면사무소를 찾은 어르신들이 정치인들의 치적이나 듣고 왕처럼 행차하는 꼴 보자고 그 자리에 모이진 않을 테니 말이다. 순방이 끝나면 얼굴에 불만이 가득한 상태의 어르신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옥산면의 한 어르신은 기자에게 "손들어봐야 소용없다. 이장이나 노인회장 등한테나 민원 받아주고 우리 같은 힘없는 시골노인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했다.

더욱이 이번 순방에서는 순방이 끝난 뒤 바로 영농교육을 시행, 그나마 순방의 핵심인 군민과의 대화 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그것을 핑계로 사회자는 민원이 있는 군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담지 못했다는 평가다. 행사소요시간 2시간50분 중 군민과의 대화에 소요된 시간은 단 30분. 그저 홍보와 순조로운 진행에만 급급해했다. 그만큼 짜인 각본이 아닌 돌발상황이 달가울 리 없기 때문이다. 사회자가 무슨 힘이 있겠는가.

일례로 지난 12일 홍산면사무소에서 열린 순방에서 군민과의 대화 시간에 지역 한 노인회장이 시장 관련 상인회 관계자에게 홍산시장 사용료 유용 등을 문제 삼고 공개적으로 질타했다. 이에 상인회 관계자는 요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이에 흥분한 노인회장이 욕설을 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로 흘러갔다. 사회자는 흐름 막기에 바빴다. 그리고 잠시 뒤 순방을 서둘러 끝내버렸다. 그렇게 홍산면의 화두인 열병합발전소 문제는 꺼내지도 못하게 짜인 시간이 돼버렸다.

이번 순방을 크게 들여다보면 이렇다. 관내 16개 읍·면 어디서든 시작은 7분짜리 군정 홍보동영상을 시청한 뒤 참석자소개, 국민의례, 군 경찰 소방 ppt, 기관장 인사말, 군민과의 대화 등으로 틀에 박힌 듯 진행한다. 이는 대부분 지난 한 해 지자체 및 기관에서 추진한 시책 등을 순방 자리에 모인 군민에게 홍보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홍보 및 소개하는 소요시간만 1시간가량 된다. 여기에 지역 정치인들이 당연히 등장하면서 그간의 치적 자랑과 장밋빛 청사진 제시로 장래가 밝은 부여로만 포장한다. 늘 그렇듯 현란한 말솜씨다. 말만은 국회의원감이다.

기자는 바란다. 옛 성인들의 격언·명언 보다는 우리의 지금의 이야기를 하는 정치인이 나타나기를, 범인의 범사를 마주 앉아 흉금 없이 터놓고 들어주는 군민을 대변하는 정치인을 말이다. 그리고 노련하지도 약지도 않은 한 군민이 순방 자리에 타당한 민원을 들고 가서 손들고 직접 대화로 해결하는 모습도 원한다. 순진하게 말이다.

그렇지 않고 도의원 군의원 군담당과장 등이 한 카페에 모여 특정인의 민원을 해결해주는 짬짜미가 물밑에서 만약 발생했었다면 열 일 제치고 순방에 참여한 순진한 군민은 뭐가 되겠는가. 기자는 억울하지 않다. 그나마 보고 들은 것을 기사로 쓰면서 짜증은 좀 풀 수 있지 않은가. 앞으로는 제때 짜증을 풀고 살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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