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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풀풀 녹조강에서 1000명 참가하는 카누대회[현장-부여백마강] 더위 못이긴 학생들 손담그고 머리 감기도... 전문가 "건강 위험"
김종술  |  ebaekj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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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1  22: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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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으로 물든 금강에서 전국카누경기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경기를 진행 중이다.ⓒ 김종술
금강 백제보 하류가 진녹색으로 물들었다. 4대강 사업 이후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다. 드론을 띄워 하늘에서 바라본 금강은 강물과 둔치의 경계도 사라졌다. 그런데 잔디밭으로 변한 녹조강에서 전국카누대회가 열리고 있다.

"최악의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 야외활동을 중단하라는 방송이 계속된다. 금강도 녹조가 발생해 냄새까지 심하다. 이런 날씨에도 카누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기하든지 장소를 옮기든지, 취소해야 함에도 무책임한 사람들 때문에 어린 학생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1일 한 통의 제보가 들어왔다. 뙤약볕 녹조 강에서 전국대회를 하고 있다는 것. 대회가 열리고 있는 충남 부여군 '백마강교'를 찾았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강물은 온통 녹색이다. 대회에 나선 학생들은 녹색 강물에 카약을 타고 노를 젓느라 비지땀을 흘린다.
   
▲ 제14회 백마강배 전국카누경기대회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종술

부여군 후원, 대한카누연맹 주최, 충남카누협회가 주관한 제14회 백마강배 전국카누경기대회가 충남 부여군 백마강교 아래에서 지난달 31일부터 개막해 오는 3일까지 나흘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이번 대회는 남녀 중·고·대학·일반부로 나뉘어 3개 종목, 5개 부분에 걸쳐 전국 90개 팀, 1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경기가 열리는 주변을 훑어봤다. 폭염과 백제보, 하굿둑의 갇힌 강물이 만들어낸 녹조는 심각했다. 강물 속에는 녹조 알갱이가 둥둥 떠다니고 있다. 가장자리까지 밀려든 녹조는 모래와 자갈을 녹색으로 물들였다. 죽은 물고기도 발견됐다. 썩어가는 물고기에는 쇠파리들이 달라붙어 윙윙거린다. 버려진 쓰레기와 사체에서 풍기는 악취까지 숨쉬기도 불편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빠른 속도로 노를 저어 나간다. 참석자들의 응원이 이어지는 가운데 뒤따르는 보트 스크루에서는 녹색 강물이 소용돌이치면서 빠져나간다. 반환점에 도착한 학생들은 더위를 참지 못하고 강물에 손을 담그고 머리를 강물에 넣기도 한다.

'녹조는 독이다'
   
▲ 전국카누경기대회 경기를 진행하기 위해 세워둔 보트 주변도 온통 녹조로 물들었다.ⓒ 김종술
 
녹조는 독이다. 녹조 속 남조류는 시안박테리아로도 불리는 미세한 단세포생물로,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s aeruginosa)과 맹독을 분비하며 간에 치명적인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다. 남조류가 가득한 물을 마시고 가축들과 물새들이 떼죽음을 당했다는 기록도 많다. 중국과 브라질에서는 사람도 사망한 것으로 알려질 정도로 마이크로시스틴은 피부에 접촉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미량을 장기간 복용하면 만성피로로 이어지며 암 발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생체실험결과를 토대로 마시는 물의 마이크로시스틴 기준을 1ppb(0.001ppm) 이하로 정했다. 물고기들은 그 10분의 1 수준에서도 피해를 당한다고 알려졌다. 즉 검출만 돼도 건강에 위협이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런 강에서 대회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금강에서 수상레저를 하던 과정에 피부병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당시 공주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녹조가 가득한 강물에서 수상스키를 타고난 이후에 피부질환이 발생해 치료를 받기도 했다. 또, 2016년 금강을 찾았던 신학생들이 공주보 주변 강물을 만지고 피부병에 걸리기도 했다.

김정욱 서울대 명예교수(서울대 전 환경대학원장)은 "그런 곳에서 (카누경기를) 하면 안 된다. (녹조는) 독극물인데 경기를 하다 보면 만지기도 하고 입속에 들어갈 수도 있어서 건강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회를 치르는 학생들을 위해 수질조사 등 안전 조치가 있었는지 부여군과 대한카누연맹에 물어봤다.
   
▲ 제14회 백마강배 전국카누경기대회가 열리는 충남 부여군 백마강교 아래가 온통 녹조로 물든 상태다.ⓒ 김종술

부여군 담당자는 "따로(녹조) 조사는 하지 않았다. 수문이 열리면 좀 괜찮은데, 대회 기간이라서 방류하면 설치된 시설물이 쓸려 내려갈 수 있어서 방류를 조절해 달라고 수자원공사에 협조 요청해 놓았다. 그래서 그런지 더 녹조가 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녹조를 접한 선수들에게서 발생할 수 있는 피부병이나, 다치거나 응급 상황이 생기면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119와 보건소에서 의료지원단이 상주하고 있다. 부여군은 장소지원과 1억 1450만 원 보조금을 후원하고 주최는 대한카누연맹에서 하며 주관은 충남카누협회에서 하고 있다. 녹조에 대한 사전 조처를 하고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대한카누연맹 관계자는 "카누는 5월에서 10월까지 강이나 호수에서 하는 계절 운동이라서 행사를 할 수밖에 없다. 자체적으로 수질에 대한 규정이 없다. 그렇게 된다면 녹조가 올라오는 5월부터는 경기를 진행하지 못하는 것인데, 저희는 카누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 녹조가 창궐한 충남 부여군 백마강교 아래에서 열리는 행사장 주변에 죽은 물고기도 둥둥 떠다녔다.ⓒ 김종술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폭염에 체육행사를 이런 시간에 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녹조 속 유해조류는 피부를 통해서도 몸에 침투할 수 있다. 선수들이 강물과 접촉할 수밖에 없는 상태에서 선수들의 건강상 안전에 대해 안일한 행정이다. 특히 행사가 진행되는 곳은 4대강 사업 이후 심각할 정도로 녹조가 발생하는 곳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국적으로 폭염이 발생해 모든 행사가 연기되고 있는데, 뙤약볕에서 무리하게 행사를 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특히 녹조 속에 선수들을 집어넣는다는 것은 상식적인 인성을 가진 사람들이 아니다. 지금 당장 체육행사를 중단하고 선수들의 안전을 챙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제14회 백마강배 전국카누경기대회가 열리는 충남 부여군 백마강교 아래가 온통 녹조로 물든 상태다.ⓒ 김종술

한편 이날 충남 부여군 기온이 38.3도까지 치솟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무더운 날을 기록했다. 취재가 끝날 무렵 행정안전부로부터 한 통의 문자를 받았다. '폭염경보가 발효 중이라며 논밭, 건설현장 등 야외작업 자제, 충분한 물 마시기 등 건강에 절대 유의하시기 바란다'는 경보를 알려왔다.
   
▲ 제14회 백마강배 전국카누경기대회가 열리는 충남 부여군 백마강교 아래가 온통 녹조로 물든 상태다.ⓒ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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